사고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2024년 12월 29일 오전 9시 5분, 일요일인데도 평소보다 늦잠을 잤다. 버릇처럼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눈을 떴다. 산책을 하며 몸을 깨우기 위해 옷을 주섬주섬 주워 입고 밖으로 나갔다. 약 50분 정도 걷고 집으로 돌아와 씻기 위해 옷을 갈아입는 순간 휴대전화가 울렸다. 그렇게 무안공항에서 제주항공 비행기 사고가 있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비행기 사고? 어디 부딪혔나?"라는 생각으로 인터넷에 접속해서 확인해 본 순간 내가 생각했던 수준과 너무 다른 현실을 마주했다. 자료화면 사진으로 볼 때, 분명 추락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사고 영상을 찾아보니 단순한 추락이 아니라 더 끔찍했다. 아니, 너무 적나라하게 촬영된 영상이라 더 끔찍했다. 적나라하게 촬영된 영상이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해 주고 있다는 것이 참 모순적이었다.
텔레비전을 통해 하루 종일 사고 관련 내용들이 흘러나왔다. 최대한 많은 인명을 살리고자 노력하는 사람들과 현재 상황을 알려주고자 하는 사람들과 현재 상황을 알려야 하는 사람들 등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정말 그런 것일까? 쉽게 얘기하기 어렵다.
그 끔찍한 사고 속에서도 승무원 2명이 기적적으로 생존했지만, 승객 175명과 승무원 4명이 사망했다. 정말 안타까운 사고였다. 대부분 각자의 사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다. 원인 규명이 최소 6개월에서 최대 3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한다. 오늘 기사를 하나 봤다. 지난 2022년 11월 강원도 양양에서 헬기 추락 사고가 있었다. 2년이나 지난 시점이라 기억에서 잊힌 사고였는데, 사고 원인이 2024년 12월 30일 밝혀졌다는 내용이다. 완전히 다른 형태의 사고지만, 원인을 찾는 데까지 꼬박 2년이나 걸린 것이다. 하지만 왜 기능에 이상이 발생했는지 명확하게 확인하지 못했다는 기사 내용이다.
많은 전문가는 조류 충돌 때문에 랜딩기어가 오작동하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라는 의견이다. 하지만, 이 또한 의견일 뿐이다. 조류 충돌로 인해 랜딩기어가 오작동한 것인지, 기계 자체의 결함인지, 정비 결함인지 여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사건,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이상한 음모론이 피어오르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과 함께 책임을 물을 타겟을 정한다. 옳고 그름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선동하고 선동될 뿐이다. 난 모르겠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름인지 모르겠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 속에서도 사실이 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원인 규명을 기다려야 한다.
연말이 뒤숭숭하다. 기분이 뒤숭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