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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하계올림픽이 파리에서 개최됐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일까? 갈수록 관심도가 낮아진다. 물론 시차 또한 관심도를 낮추는 데 한몫한다. 사실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도 개막식은 보는 편인데, 새벽 2시 30분에 시작하는 개막식을 본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다음 날 일어나서 뉴스를 보니 최악의 올림픽 개막식이라는 내용의 기사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눈에 띄는 건 한국을 북한이라고 소개한다는 내용이었고, 그 사이로 "최악 개막식 될 뻔했는데…셀린 디온이 다 했다."라는 기사를 봤다.

"응? 셀린 디온라고?"

정말 셀린 디온이다.

셀린 디온이라는 이름만 들어서는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많을 거다. 하지만 타이타닉 주제가를 불렀던 가수라고 하면 대부분은 어느 정도 알지 않을까 싶다.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셀린 디온은 불치병으로 투병 중이다. 자세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근육이 굳는 병이라고 들었던 것 같다. 그런 셀린 디온이 노래했다는 소식에 부랴부랴 기사를 찾아봤다.

성화를 담은 열기구가 하늘로 올라가는 그 순간 아주 낯이 익은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시작되는 사랑의 찬가와 셀린 디온의 목소리. 이미 셀린 디온이 부른다는 것을 알고 듣기 시작했지만, 만약 셀린 디온이 부른다는 사실을 모른 채 들었다고 하더라도 바로 셀린 디온이라는 걸 알아챘을 것이다. 얼굴 살은 더 빠져 있는 모습이었지만, 투병 중이라는 것을 모를 정도로 목소리는 좋았다.

강직인간증후군.

팝송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세계 3대 디바가 있다. "휘트니 휴스턴, 머라이어 캐리, 셀린 디온" 1990년대를 씹어먹던 가수들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셀린 디온이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알고 보니 2022년부터 강직인간증후군이라는 희귀병으로 투병 중이라고 한다. 

면역계가 문제를 일으켜 근육의 긴장도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질환. 스티프퍼슨 증후군(Stiff-person syndrome)이라고도 불리며, 나타날 때에는 갑상선염이나 백반증, 악성 빈혈, 제1형 당뇨병 등 여러 다양한 자가 면역 질환이 함께 발병할 우려도 있다.

출처 : 나무위키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셀린 디온은 올해 2024년 그래미상 시상식에 시상자로 모습을 보인 후 지난 6월에는 I Am: Celine Dion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하면서 공식적인 자리에 조금씩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다큐를 통해서 경련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습까지 공개되기도 했었다. 포스팅 때문에 관련 내용을 찾아보니 지난 6월에 셀린 디온이 NBC 뉴스와 인터뷰에서 했던 얘기가 있다.

노래를 부르려고 할 때마다 누군가가 내 목을 조르는 느낌을 받는다. 목소리를 높이거나 낮출 수도 없다. 시도할 때마다 경련이 일어났다. 경련이 심해 갈비뼈가 몇 차례 부러지기도 했다. 요리하려다가 손과 발이 굳은 적도 있다. 경련은 목뿐만 아니라 복부와 척추에서도 나타난다. 신체가 뻣뻣하게 굳으면 풀 수가 없다.

인터뷰 내용을 보면 노래 부른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다. 그런데도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사랑의 찬가를 불렀다는 것이다. 셀린 디온은 캐나다 퀘벡 주에서 태어났는데, 퀘벡 주는 캐나다에서 영어가 유일하게 공용어가 아닌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주라고 한다. 아무래도 프랑스계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기 때문인 것 같다.

셀린 디온 또한 모어가 프랑스어였고 나중에 영어를 배웠다고 한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프랑스 올림픽 개막식 마지막을 장식하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로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훈장까지 받았다. 

사랑의 찬가(Hymne A l'Amour).

보통 빠른 템포의 곡을 선택하는데,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사랑의 찬가를 선택했다. 개인적으로 아주 탁월한 곡 선정이 아니었나 싶다. 비 내리는 파리, 에펠탑, 사랑의 찬가. 2:25 초 에펠탑은 진짜 너무 아름답고, 열창하는 셀린 디온의 모습은 또한 너무 감동적이다. 이거 하나 남은 개막식은 전설로 남을거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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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ciel bleu sur nous peut s'effondrer
Et la Terre peut bien s'écrouler
Peu m'importe si tu m'aimes
Je me fous du monde entier

Tant qu'l'amour innondera mes matins
Tant qu'mon corps frémira sous tes mains
Peu m'importe les problèmes
Mon amour, puisque tu m'aimes

J'irais jusqu'au bout du monde
Je me ferais teindre en blonde
Si tu me le demandais
J'irais décrocher la Lune
J'irais voler la fortune
Si tu me le demandais
Je renierais ma patrie
Je renierais mes amis
Si tu me le demandais
On peut bien rire de moi
Je ferais n'importe quoi
Si tu me le demandais

Si un jour, la vie t'arrache à moi
Si tu meurs, que tu sois loin de moi
Peu m'importe si tu m'aimes
Car moi je mourrais aussi

Nous aurons pour nous l'éternité
Dans le bleu de toute l'immensité
Dans le ciel, plus de problème
Mon amour, crois-tu qu'on s'aime?
Dieu réunit ceux qui s'aiment

푸른 하늘이 무너져 내려앉고 
땅이 꺼져버린다 해도
당신이 나를 사랑만 해 주신다면 
아무래도 좋아요. 

매일 아침 사랑이 넘치고, 
내 몸이 당신 손길에 떠는 한, 
어떤 일이 있어도 상관없어요. 
내 사랑 당신이 날 사랑해 주시니까요 

세상 끝까지라도 갈게요 
머리도 금발로 물들일게요
당신이 원하신다면
달이라도 따러 갈게요
운명이라도 훔쳐 올게요
당신이 원하신다면
내 나라도 등질게요
친구들도 버릴게요
당신이 원하신다면
사람들이 비웃어도 좋아요
난 무슨 짓이라도 할 거예요
당신이 원하기만 한다면

언젠가 삶이 당신을 내게서 빼앗아 간다 해도
당신이 죽어서 내게서 떠나간다 해도
당신이 날 사랑하기만 한다면 상관없어요
나도 죽을 테니까요 

우린 영원히 함께할 거예요 
무한히 푸루른 속에서
하늘나라에선 아무 문제 없을 거예요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거 당신도 알잖아요
하느님은 사랑하는 이들을 다시 맺어줄 거예요

파리 올림픽 개막식 이후에 셀린 디온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래와 같이 소감을 남기고 파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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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honored to have performed tonight, for the Paris 2024 Opening Ceremony, and so full of joy to be back in one of my very favorite cities! Most of all, I’m so happy to be celebrating these amazing athletes, with all their stories of sacrifice and determination, pain and perseverance. All of you have been so focused on your dream, and whether or not you take home a medal, I hope that being here means that it has come true for you! You should all be so proud, we know how hard you have worked to be the best of the best. Stay focused, keep going, my heart is with you!

오늘 밤 파리 2024 개막식 공연을 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 중 한 곳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어 너무나 기쁩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이 놀라운 운동선수들의 희생과 결단, 고통과 인내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함께 축하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여러분 모두는 자신의 꿈에 집중해 왔습니다. 메달을 따든 못 얻든, 여기에 있다는 것은 그 꿈이 이루어졌다는 의미가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는 매우 자랑스러워해야 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이 최고 중의 최고가 되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알고 있습니다. 계속 집중하세요. 계속하세요. 내 마음은 당신과 함께 있습니다!

출처 : 셀린 디온 공식 인스타그램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셀린 디온은 말했다.

관객이 그리워요. 걸을 수 없으면 기어서라도 갈게요. 나는 멈추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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