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막이-행운-소코뚜레-쇠코뚜레-복조리

지난 1월 오랫동안 미루고 있었던 중문을 설치했다. 그리고 현관문의 안쪽을 바라보니 뭔가 너무 아쉬운 느낌이 물씬 난다. 뭐라도 걸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코뚜레. 액막이로 사용했다는 소코뚜레가 왜 내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뜬금없이 소코뚜레가 생각났다.

액막이 소(쇠)코뚜레

소를 순조롭게 잘 다루기 위해 소의 코를 뚫어 끼우는 둥근 나무 테. 소는 힘이 세고 고집이 세어서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이를 제압하기 위해 코뚜레를 꿰어 잡아당기면 아프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순종하게 된다. 사람이 소를 쉽게 다루고자 고안한 통제 도구이다. 소는 사람과 공존의 관계에 있어서 쇠코뚜레를 매개로 사람과 소가 관계를 맺는 연결고리로도 볼 수 있다.

출처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등재된 소코뚜레의 정의이다. 나도 기억에서 잊고 있었는데 소코뚜레가 아니라 쇠코뚜레였다. 왜? 언제부터 쇠코뚜레를 걸어뒀던 것일까?

소는 몸집이 크고 힘이 세지만 코뚜레를 하게 되면 고통 때문에 자유를 구속당하고 인간에게 속박된 채 한평생을 살아간다. 쇠코뚜레는 한 번 채우면 벗어날 수 없는 상징성이 큰 도구여서 대단히 무서운 존재로 여겨졌다. 이 때문에 소가 오랫동안 사용한 코뚜레는 상당한 주력(呪力)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대문이나 집 안에 걸어두고 침범해 올지도 모르는 잡귀잡신이나 악귀를 막는 데 이용되기도 했다. 

힘센 소가 코뚜레에 꿰여 도망가지 못하고 잡혀 있듯 집안에 들어온 복이나 부(富)가 폐쇄성을 띠는 코뚜레에 갇혀 다시 나가지 못하고 이 집 안에 머물러 있도록 붙잡아 두는 힘이 있을 것으로 믿었다. 이러한 이유로 가정에서는 정초에 나쁜 것을 물리치고 좋은 것을 불러들이고자 대문에나 방문 위에 쇠코뚜레를 걸어두는 예가 많았다.

출처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내용 중 일부를 발췌했다. 어쨌든 소코뚜레 구매를 위해 상품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많이 나오는데, 마음에 드는 걸 찾기가 어려웠다. 그러다가 발견한 소코뚜레와 복조리. 그렇게 소코뚜레와 복조리 1개 세트를 배송비 포함해서 11,500원에 구매했다.

액막이 행운을 가져다주는 소코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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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소코뚜레와 복조리가 도착했다. 서비스로 엽전도 같이 왔는데, 아마도 부자가 되라는 의미로 넣어준 것 같다. 사이트를 보면 고추 걸이도 있고 명태걸 이도 있고 엽전 등 판매하는 상품들도 많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성이 바로 저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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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무것도 없는 현관이다. 여러 소품으로 더 꾸며볼 수 있겠지만, 그냥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게 소코뚜레와 복조리만 걸어놨다. 그나저나 저 고리 좀 어떻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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